아무 생각 없이 산 책이었는데 구글이니 페이스북이니 하는 얘기들이 나와서 봤더니 2013년에 나온 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하루키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90년대 감성이라던지 왠지 모를 올드 한 느낌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나고야에서 태어난 다자키 쓰쿠루의 이야기이다. 그가 고등학교 때 그를 포함한 다섯명의 학생들(남자 3, 여자 2)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다자키 쓰쿠루(多崎 作) 오우미 요시오(青海 悦夫) 아카마쓰 게이(赤松 慶) 구로노 에리(黒埜 恵里) 시라네 유즈키(白根 柚木). 쓰쿠루를 제외 하고는 모두 색이 들어가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아오, 아카, 구로, 시로라고 부르고 쓰쿠루를 색채가 없다고 놀리곤 했다. 일본어를 좀 할 줄 알아서 쉽게 이해가 되었다. 놀랐던 점은 실제로 만들다라고 할 때 쓰는 쓰쿠루 (tsukuru라고 해야 겠지만)가 이름이라는 점이었다
철도역에 관심이 많은 쓰쿠루는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고 나고야를 떠나지만 나머지는 나고야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쓰쿠루와는 멀어진다. 그러다 갑자기 4명은 쓰쿠루와는 등을 돌리게 되고 쓰쿠루는 패닉에 빠지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찌저찌 하여서 결국 시련을 극복하고 도쿄 건설회사에서 일하면서 살아가던 중 사라 라는 여자를 만나고 그녀에게 고등학교 친구들에 대해서 얘기하게 된다. 사라는 그들을 찾아가 보라고 하는데, 그때부터 고등학교 친구들을 향한 쓰쿠루의 순례는 시작된다.
(스포일러)
나고야에 그대로 살고 있는 아오와 아카를 만나고 나서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시로가 쓰쿠루에게 강간당했다는 생생한 증언을 나머지 세 친구들에게 하였다고 한다. 진실여부를 따질 여유도 없이 그들은 쓰쿠루와 절교하기로 결정을 내려버린 것.
핀란드 헬싱키에 살고 있던 구로는 이제 더 이상 자기를 구로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한다. 시로는 아팠고 실제로 임신도 했었으며 (유산했지만), 점점 무너져 가고 있었다고. 자기도 막아보려고 했지만 더 이상은 힘들었다고. 도예에 눈을 뜨고 핀란드 도예가와 만나서 헬싱키로 와버렸다고. 자기는 실은 쓰쿠루를 좋아했었다고.
핀란드에서 돌아온 쓰쿠루는 사라를 만나서 그녀가 OK 한다면 고백하기로 한다. 비로 그녀가 중년의 남자와 손을 잡고 행복하게 걸어가는 것을 보았지만.
과연 그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다. 책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르게 표현하다면 좀 심심하다. 대신 이전에 읽었던 1Q84 처럼 난해하고 형이상학적인 얘기가 빠져서 난 좋았다 ㅋㅋ.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담백해 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웃겨도 웃을수 없고 슬퍼도 울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데 고등학교때 마음내키는 대로 말하고 웃고 하던 때가 생각나면서 콧끝이 찡하고 좀 울컥해지기도 했다.
그때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혼의 맨 밑바닥에서 다자키 쓰쿠루는 이해했다.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러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은 용서는 없고, 가슴아픈 상실을 통과하지 않는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저에 있는 것이다. 3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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