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를 만나기 위해 파리로 오게된 그녀. 그와 그녀의 이야기
이 소설은 천쓰홍의 또다른 장편소설로 2004년 민음사에서 출간 되었다. 귀신들의 땅을 재밌게 읽어서 이번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도서관에 있어서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한번 읽기 시작하니 멈출수가 없었다. 이 소설은 그와 그녀가 어떻게 만났고 그들은 각자 어떤 삶을 보냈으며 나이가 들어서 다시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낭트로 여행을 가다가 헤어지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두 책은 모두 자유에 대한 책”이라며 “두 작품 속 수많은 등장인물의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줌으로써 자유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
그는 중년의 남자다. 대만의 숲이 울창한 곳에서 태어났다. 그와 그녀는 어렸을때 영화 촬영장에서 만났다. 그는 어렸을 때 그녀와 함께 67마리의 천산갑과 함께 누워 매트리스 광고도 찍었다. 그는 그 저예산 독립 영화를 통해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탄다.그는 동성애자이다. 그런 그를 경멸하던 아버지는 병원으로 가는 앰뷸런스 안에서도 그를 욕한다. 결국 아버지는 죽는다. 그에게 J이라는 애인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그는 이제 파리에서 배달을 하면서 살아간다. 한번씩 배우 오디션을 보지만 섭외된적은 없다. 그는 그가 어릴적에 찍었던 영화가 4k 디지털로 복원되어 재상영 된다는 이야기를 매니저를 통해 듣게 된다. 그녀와 함께 그 영화를 보기 위해 낭트로 초대를 받는다.
그녀의 이야기
그녀는 타이베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렸을때 그와 영화를 찍게되었고 이 영화를 통해 유명해졌다. 심지어 천산갑이 나오는 매트리스 광고도 같이 찍게 된다. 그녀는 어려서 부터 인기가 많았다. 몹쓸 남자친구도 많이 만났다. 그녀는 첫번째 남자친구를 만나 임신을 하게 된다. 낙태시술을 받으러 간다. 그는 그녀와 함께 오래된 빨간 자동차를 끌고 가오슝으로 간다. 그녀는 여러 남자들을 만났다 헤어진다. 그녀의 팬이었던 장하이타오라는 정치인과 결혼을 한다. 세명의 딸과 (이후 몇명의 딸들은 낳지 않는다) 막내 아들을 낳는다. 셋째딸은 윌슨병이라는 유전병에의한 간부전으로 사망한다. 그녀의 외동아들은 동성애자였다. 그녀는 아들과 함께 그 병을 고치러 미국으로 갔다. 결국 아들은 그녀를 떠난다. 그녀는 아들이 파리로 간 것을 안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아들이 그와 사랑을 나눴다는것은 모른다.
천산갑(穿山甲, pangolin)

반복적으로 천산갑이라는 동물이 언급되는데 나도 어떻게 생겼는지 찾아봤다. 천산갑은 개미나 흰개미를 주로 먹는다고 하며 은색 비늘이 온몸을 감싸고 있는 신비롭게 생긴 동물이다. 적을 만나면 도망치기보다 위에 사진처럼 몸을 돌돌 말아서 방어한다고 한다. 대만 등에서 자생한다고 한다. 예전부터 대만과 중국에서는 그 비늘이 한약재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야생 천산갑을 잡기 위해 밀렵이 성행하였다. 현재 멸종위기종 중 하나이다. 현재 대만은 천산갑 보호를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한다고 한다.
읽고나서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냥 시간순서대로 배열하지 않고 중간중간 과거의 사건을 말해줌으로서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워졌다. 이사람은 어디간거지? 왜 여기로 왔지? 그동안 무엇을 했지? 이렇게 계속 궁금증을 불러일으킴으로 인해 마지막으로 갈수록 내가 더 궁금해서 열심히 읽게된다. 단점은 처음에는 읽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
동양인 동성애자 남자로서 그가 겪어온 시련들, 그리고 동양인 여자로서 여성의 역할을 강요받는 그녀. 하지만 그들은 이제 그런 과거를 넘어선다 그와 그녀는 미소를 보내면서 이별한다. 멋진 결말이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미소를 보냈다. 작별을 구 하는 가벼운 미소였다. 감사의 미소였다. 고마워. 그녀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이미 낭트에 왔는데, 두려울 게 뭐란 말인가.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눈으로는 그를 배웅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팔꿈치 굳은살을 만졌다가 금새 손을 뺐다. 이별의 순간이었다. 떠나는 사람이 손을 흔들었다. 그녀가 팔꿈치에 굳은 살을 만졌다 또 비가 오려는 것 같다. 콧구멍에 곰팡이 냄새가 가득 했다. 그녀는 그의 몸이 움직이는 걸 느꼈다. 그는 입으로 계속 단어 하나를 반복 했지만 그녀는 알아듣지 못 했다. 그녀가 모르는 말이었다. 그가 말했다. Petrichor Petrichor Petrichor 페트리쇼르.
본문 중에서
작가의 말을 읽다보니 이 소설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알게되었는데 정말 놀라웠다. 소설가의 상상력이란!
베를린에 친한 친구 하나가 라이프치히 동물원에 타이완에서 온 천산갑이 있는 걸 아느냐냐고 물었다. 녀석들은 타이완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고 인간과는 다르게 평생 시차를 느끼지 못 하기 때문에 라이프 지지 동물원에서 영원히 타이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나는 기차를 타고 산책을 하면서 동물원으로 녀석들을 만나러 갔다.
헬로우 시차를 모르는 천상갑들아 잘 지냈니 나도 타이완에서 왔어 인사를 마치고 나니 한 쌍의 남녀에게 눈길이 갔다 연인이나 부부 같진 않았다. 두 사람이 대화에 귀를기울여 보았다. 그들이 천상갑이 되어 발톱으로 동굴을 파는 모습을 상상 하는 이야기었다. 두 남녀의 처지를 알게 되었다. 남자는 게이였고 여자는 유쾌하지 못한 이성 혼인 생활에 갇혀 있었다.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남달리 의지하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비밀이 있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나는 꼭 소설가 상상으로 이 비밀들을 구성해 내야 했다.
이 작품 속에 그녀와 그녀는 어려서부터 낭트에 가기로 약속 했지만 어른이 되고 늙어서 함께 길을 가면서도 끝내 그곳에는 도달 하지 못 한다.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인생의 도달 하지 못 함’ 아닐까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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